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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문 대통령이 꼭 만나야 할 기업인들

  • 김세형 
  • 입력 : 2018.09.12 00:07:02   수정 :2018.09.12 17: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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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창조하면 소비자는 그 물건을 사용함으로써 삶이 좋아지고 그 대가로 기업가는 큰돈을 번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스티브 잡스가 그것을 해냈으며 그는 창조적 파괴자의 대명사다.

이번엔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이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를 두 번째로 넘었다.
54세의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 왕국을 탄생시켜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1위 부자(180조원)에 등극한 장면은 한국의 시대정신에서 그냥 지나치기엔 아깝다. 무(無)에서 세계 1위가 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단 25년에 불과함을 입증해 보였다. 베이조스는 1995년 7월 16일 아마존 온라인 사이트를 열기 전 막 결혼한 30세의 회사원이었다. 연봉 1억원에 그만 하면 남들이 선망할 만했다.

그러나 "너희 시대에 인터넷이 탄생하여 세상을 바꿨다는데 너는 뭘 했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이 물음은 그를 불면의 밤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마침내 뭘 할지도 결정하지 않고 회사를 때려치웠다. 그리고 온라인 책방을 창고에서 시작한다. 양아버지에게 사업자금을 대달라고 할 때 성공 확률을 묻자 "실패할 확률이 70%"라고 했다. 아마존은 1997년 기업공개(IPO)를 했지만 2000년에 14억달러 적자가 나자 베이조스는 주주들에게 "회사가 망할 확률이 70%"라는 솔직한 편지를 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마존은 올해만 주가가 78%나 뛰었다. 최근 2년간 홀푸드마켓, 온라인 제약회사 필팩(PillPack)을 인수했으며 AWS는 효자 사업이다. 베이조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악연은 유별나다. 대통령 선거 전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해 트럼프 저격수 30여 명을 특별취재반을 설치해 공격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저명한 IT 기업 창업자들을 초청해 식사를 했는데 이때 베이조스도 초청됐다. 그리고 기업가 28명으로 구성된 제조업위원회를 설치했을 때 멤버였으나 트럼프가 인종주의를 두둔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당신 같은 인간과는 일하기 싫다"며 위원회를 사임했다.

이후 트럼프는 아마존이 우체국 서비스를 이용해 떼돈을 번다며 공격하고 설전으로 이어졌다.

자, 이제 아마존을 한국의 상황으로 데려와 볼까.

아마존의 고용 인원은 56만명으로 문재인정부가 17만명 공공 분야를 늘려 일자리 가뭄을 해소하겠다는 목표치보다 3배 이상 많다. 미국은 애플, 아마존에 이어 구글(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가총액 9000억달러를 넘어 곧 1조달러 대열에 합류한다. 그들은 하늘 높이 난다.

아마존 초창기를 보면 직원들이 모두 6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돼 있다(`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21세기북스 출간). 물론 최저임금 제한 같은 것도 없다. 아마존이 요즘 한국에서 탄생했더라면 규제 때문에 출범조차 할 수 없다. 도·소매업체 752곳이 아마존과 경쟁에서 져 무너졌는데 한국에 있었다면 골목상권을 죽였다며 시민단체와 좌파 의원들이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되레 약과다. 대선 때 자신을 공격한 기업과 기업주에 검찰, 세무조사반이 들이닥쳐 기업가는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의 기업인, 기업가정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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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중소기업 오너들을 붙잡고 한번 솔직한 심정을 물어보라. 삼성, 한진그룹이 검찰, 국세청, 고용부 등 무려 10여 곳 국가기관들에 당하는 장면을 보고 기업가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벌벌 떤다. 중국은 제조업에서 반도체 정도만 제외하고 우리 기업을 능가해 투자할 엄두도 안 난다. 이대로 가면 세금(부유세-법인 소득 상속증여)으로 재산이 10년이면 거덜 날 것으로 생각하고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로 떠나는 게 유행이다. 이해찬이 20년 집권을 한다는 발언은 더 무섭다고 한다.
소득주도성장으로 포장한 정부의 시장 간섭과 철통 규제로 민간 기업인은 숨이 막혀 간다.

기업인이 매스컴에 등장하는 건 고작 대통령, 경제장관을 만나 90도로 절하는 장면뿐이다. 대통령은 트럼프, 아베 신조처럼 기업가를 포용해야 한다. 한국을 떠나는 기업인들을 불러 사연을 듣고, 아마존의 베이조스를 청와대에 초청해 56만명 채용 비결을 경청하기 바란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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