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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삼성 때리기와 마르크스의 교훈

  • 김세형 
  • 입력 : 2018.05.22 18:28:19   수정 :2018.06.19 17: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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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의 회계 문제로 금감원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공정위가,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결성 방해로 검찰이 연일 삼성을 닦달하고 있다. 사정기관들이 총동원돼 삼성을 포스코처럼 오너 없는 법인체로 만들어 놓으려 한다는 말이 쫙 퍼져 있다. 모든 건 법에 의해 처리해야지 초법적으로 편향적 이념을 관철하려 든다면, 그것은 막스 베버의 표현을 빌린다면 국가폭력이다.

공정위가 하는 일은 독과점 폐해를 고치는 일이지 삼성더러 미래전략실을 다시 갖추라 마라 그런 권한은 없다.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의 범위도 보험업법으로 규정하면 그만이지 감상조 위원장이 "이재용 부회장이 (매각)결단을 내려라"고 하는 건 주제넘은 일이다. 이런 초법적 행태에 청와대나 국회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고요함이 더욱 기괴하다. 문재인정부 1년 평가에서 오직 경제 분야만 "못한다"는 평가가 70~80%는 된다. 문(文)정부가 현재의 경제정책이나 팀워크를 이대로 가져가다간 낭패를 볼 위험은 매우 높다. 그래서 지방선거 후 경제팀과 정책을 완전 물갈이할 거라는 얘기가 나돈다. `삼바` 처리가 방향을 말해줄 것이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카를 마르크스의 이론은 실패의 대명사임에도 특집으로 많이 다뤄졌다. 워낙 경제사에서 애덤 스미스 다음으로 큰 족적을 남긴 탓이리라. 마르크스는 경제주체를 노동자와 자본가로 나누고 오로지 노동자만 부가(잉여)가치를 남길 뿐 자본가는 주위를 뜯어먹는 해악으로 파악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가 착취되면 기업이윤이 줄어 망하게 되니, 어느 선진국의 대기업에서 혁명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혁명은 가난한 소련에서 터져 그는 완전 틀렸다.

마르크스는 말년에 기업이익이 늘고 노동자들이 더 잘사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이론이 틀려가는 걸 알고 매우 근심 속에 죽어갔다. 그럼에도 200년 후 아직도 마르크스 이론을 조명하는 까닭은 중국이 떠받드는 외에 의미 있는 두 가지를 정확히 맞혔기 때문이다. 첫째, 역사는 두 번 반복되는데 한 번은 비극, 또 한 번은 희극으로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노동자는 불평등의 굴레를 숙명적으로 벗지 못한다는 분노다. 앞의 역사 반복은 글로벌 대기업의 등장을 말한다. 20세기 초 록펠러, 카네기, 밴더빌트 같은 초대기업이 노동자를 압제하며 강도귀족(Robber Baron)이란 이름으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대공황 때 반독점법으로 그들은 사라져갔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이론이 상당 기간 득세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오늘날 초거대기업(Behemoth)은 훨씬 더 위용을 뽐내며 재림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이 뉴스검색의 80%를 차지하고 아마존의 온라인 구매 점유율은 40%가 넘는다.

초거대기업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의 미래를 마르크스는 꿰뚫었던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은 국가나 개인이 제도로 해결할 수는 없고 기본소득(UBI)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그는 200년 전에 봤다.

마르크스가 발견한 2대 요소는 오늘날 한국에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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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애플, 아마존이 득세하는, 마르크스가 말하는 희극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훨씬 커지고 강해져야 한다. 이 글로벌 흐름을 외면하고 공정위, 금감원, 국세청 등 경제검찰들이 대기업의 힘을 훼손시키려 혈안이 된다면 한국을 망조 들게 하는 일이다. 김상조는 10대 그룹을 모아놓고 "작은 기업 주식을 사선 안 된다"고 했는데 세상 물정을 모르는 소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인수·합병(M&A)으로 기술력을 보완하는 게 생존법 1조다.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M&A 실적은 1조7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기술력을 가진 세계 새싹기업을 매수하기 위한 1000억달러의 비전펀드(Vision fund)를 3년 전부터 모집해 얼마 전 목표액수를 채웠다. 현대판 콜럼버스가 기술세계로의 대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사우디의 살만 왕세자, 애플도 동참했다. 손정의는 이미 300억달러를 실리콘밸리, 인도 기업 등의 투자에 쏟아부었다. 비전펀드는 영국, 독일 유니콘에 투자하면서도 한국은 노크하지 않는다. 마르크스가 환생해 한국의 공정위, 검찰에 "헛방 치지 말라"고 충고하고, 소득주도성장론에 한탄할 것이다.

[김세형 논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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