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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 데스크

[매경데스크] 신용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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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김 모씨는 부모에게 대학 졸업 후에도 손을 벌리기가 죄송해 300만원을 대출받으려고 최근 은행을 찾았으나 퇴짜를 맞았다.

개인 신용등급이 6등급인 만큼 은행 대출담당자는 돈을 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자금대출을 받은 것 외에는 휴대폰 등 공과금도 연체한 적이 없는데 10등급 중 하위권이란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까지 들러 대출 상담을 하면서 `신용등급=돈`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대출담당자들은 신용등급이 한 등급 내려가면 신용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금리 부담이 평균 1.3%포인트 높아진다고 알려줬다. 신용등급은 개인의 신용정보를 종합한 수치로 금융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매겨진다. 은행을 비롯해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이나 카드 발급 등 금융 거래를 할 때 중요한 자료로 쓴다. 특히 지금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개인 신용등급을 높여서 대출받을 때 금리 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재테크 방법이다. 개인 등급은 신용조회회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용 평점은 1~1000점으로 매겨지는데 1등급부터 10등급으로 나뉜다. 은행 등 금융회사나 신용평가사가 신용카드 사용, 대출 등 금융 거래 내역, 대출 기간, 연체 유무 등을 기초로 돈을 빌린 사람이 갚을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평가 대상자 4514만명 가운데 1등급이 1119만명, 2등급 791만명, 3등급 341만명이다. 중간 정도의 신용인 4~6등급은 각각 633만명, 703만명, 515만명이다.

신용카드 사용 이력이나 대출과 같은 신용 거래 경험이 적은 취업준비생은 등급을 평가할 정보가 부족해 주로 5~7등급이 부여된다. 이들은 신용 점수부터 쌓는 것이 급선무다. 휴대폰 요금이나 공공요금은 연체하지 않아야 하고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빈번하게 이용하거나 잦은 소액대출을 받는 행동은 과도한 부채로 간주되는 만큼 피해야 한다. 만일 여러 건의 연체가 있다면 연체 기간이 가장 긴 것부터 정리하는 게 좋다. 대출 금액보다 대출 건수와 연체 기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빅데이터 활용이 늘면서 개인 신용평가 기법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통신사와 인터넷쇼핑몰이 가진 고객 정보를 결합하면 보다 정확한 개인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非)금융 데이터와 수치로 표시되지 않는 정성적 데이터를 활용하는 금융사가 부쩍 늘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주주사인 KT에서 대출을 신청한 고객의 해외 로밍 이용 횟수나 사용 중인 요금제, 휴대폰 교체 주기 등 정보를 받아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해외 로밍을 자주 하면 상대적으로 돈 갚을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BC카드에서 가맹점 매출 정보를 받아 매출 추이를 체크한다.

저축은행과 P2P 업체 중에는 대출 신청자의 신용을 평가할 때 해당 고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빈도나 온라인쇼핑몰에서의 구매 빈도, 구매액 정보까지 활용하는 곳도 생겨났다. 미국의 델파이애널리틱스는 개인 행동을 평가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 행동을 평가하고 예측한다. 돈을 빌릴 사람 중에 누가 연체할지, 회수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를 예측한다. 같은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과 재정 상태를 비교하고 온라인쇼핑 기록과 SNS를 통해 어떤 사람과 어울리고 어떤 관심사나 취미를 가졌는지를 다른 채무자들의 행동과 비교해 상환 가능성을 평가한다.

공유경제 발달로 정성적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는 집을 빌려주는 주인과 이용객인 손님이 서로를 평가한다. 손님은 집의 청결도, 정확성, 친절도 등 6개 항목에 대해 별(★) 개수로 평점을 매기고, 집주인도 해당 손님의 태도와 에티켓을 평가한다. 양쪽이 `숙박`이라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거래하지만 서로에 대해 디지털로 평점을 매기는 방식이다. 이 평가법은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에서도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다. 손님에게서 계속해서 최악의 평점을 받은 우버 운전사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에어비앤비 집주인이라면 이미 숙박해본 사람들이 매기는 평점에 따라 이용객이 늘어날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 자신의 평판을 잘 관리해야만 돈도 아끼고 돈을 벌 수가 있다. 평판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으며 평판 점수가 곧바로 신용등급으로 연결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신용 관리와 평판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대영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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