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매경포럼 최경선

[매경포럼] 박근혜 이후 소통·소통

  • 최경선
  • 입력 : 2017.04.26 17:10:41   수정 :2017.04.26 19:48:0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28386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물어봤냐고? 그 짓을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2년 전 자서전에서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이른바 돼지발정제를 이용한 성범죄 모의사건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므두셀라 증후군이란 게 있다.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드러내려는 심리다.
그 기준으로 보면 홍 후보는 돈키호테다. "사퇴하라"는 공격 빌미를 스스로 제공한 셈이니 판단력마저 의심받는다. 물론 반론도 있다. 누가 들춰내기 전에 스스로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었다. 이런 용기 있는 참회를 계속 문제 삼는다면 누가 잘못을 고백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홍 후보도 "45년 전 18세 때 친구를 말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12년 전 자서전에서 고해성사를 하고 용서를 구한 일"이라고 했다.

그 고백이 용서받을 참회인지 돈키호테적 객기인지는 그 후 그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노출하는 품행으로 판단할 일이다.

물어보자고? 중국에

애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사드 배치에 반대했다. 그는 "외교에서 수순이 중요한데 중국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국익이 손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좀 더 매끄럽게 소통했더라면 중국의 보복 조치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시했으리라.

북한 5차 핵실험 등을 거친 후 찬성으로 태도를 바꾼 것에는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있다. 한번 내린 결정을 금과옥조로 삼는 옹고집들 탓에 배가 산으로 간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물론 외교부에는 반론이 있다. "중국에 물어보자고? 그게 말이 돼?"라는 반응이다. 사드 배치 이야기를 꺼냈는데 중국이 "죽어도 안 된다"며 반대했다고 치자. 그땐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반문이다. 그 반대가 무서워 사드 배치를 포기하면 자주·독립 외교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공연히 반대 의사를 확인해 놓고 배치를 강행하면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고독한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물어보냐고? 북한에

유엔의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한 과정을 놓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해명이 왔다 갔다 한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 입장을 물어본 뒤 반대가 심하자 최종적으로 기권을 결정했다"고 지난해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최근에는 `묻지 말았어야 했는데 문재인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라고 적은 쪽지도 공개했다. 문 후보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그다음엔 "북한에 직접 물어보지 않고 국정원 해외정보망을 통해 반응을 판단해 봤을 뿐"이라고 했다. 그 후에는 "기권을 결정한 후 북한에 통보했을 뿐"이라고 해명이 바뀌니 답답하다. 정직성이 도마에 오른다.

물론 서로 기억이 다를 수 있다. 10년 전 일이다. 또 당시 결정권자는 어디까지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문재인 후보는 참모였다. 그때 어떻게 결정했느냐보다 중요한건 앞으로 대통령이 됐을 때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다. 북한 인권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자주 외교원칙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분명한 소신을 밝히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지루하게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니 답답하다.

물어봤냐고? 미국에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일촉즉발인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잘 안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에 불러놓고 비공개로 새로운 대북정책을 설명했다. 그 이틀 전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적으로 통화했다. 무슨 놀라운 계획을 들이밀지 궁금하고 또 한편으론 불안하다.

그런데 북한과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1차 공격 대상이 될 우리는 통화 상대에서 빠졌다.


이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에 상황 변화를 꼼꼼히 묻고 있는지, 미국은 제대로 답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두 나라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소통하는 모습을 과시하면 이런 불안은 가라앉힐 것 아닌가.

`제2 박근혜`라는 말은 이제 정치권 최악의 디스다. 불통을 대변한다. 그렇다면 5·9대선 이후 소통은 나아질 것인가. 문재인·안철수·홍준표 후보의 소통 방식은 지금 그런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는가.

[최경선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경포럼 최경선 더보기

오피니언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