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매경포럼

[매경포럼] 이젠 혁신주도성장이다

  • 김명수 
  • 입력 : 2018.10.04 00:06:01   수정 :2018.10.04 09:40:1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617145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우리 국토 면적의 절반 수준이고 인구도 130만명에 불과한 국가, 에스토니아. 이 나라는 인구를 향후 6년 내 1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구상을 실천하고 있다. 그 대표적 수단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영주권 발급이다. 외국인도 온라인으로 30분 만에 회사 설립이 가능하다. 유럽의 블록체인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에스토니아에서는 병원 방문 후 의사 처방전 없이 어느 약국에서나 약을 얻을 수 있다.
전자신분증 덕분이다. 이 디지털혁명을 주도하는 인물은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대통령(49)이다. 에스토니아 최연소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이다. 혁신주도성장의 대명사인 그가 다음주에 한국을 방문한다. 기업처럼 움직이는 에스토니아를 블록체인 선진국으로 이끈 비결을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소개하기 위해서다. 에스토니아에서는 디지털혁명 덕분에 창업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마저도 에스토니아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있을 정도다.

기업 도산이 사상 최대에 달하고 6개월 연속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다. 요즘 우리 기업가정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바닥 수준이다. 최근 투자나 고용이 늘지 않는 이유다. 기업들은 더 이상 큰 수익을 낼 만한 사업이 많지 않아 투자를 늘리기 어렵고, 수익성 있는 사업은 규제가 많아 진입하기 힘들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 하나 제대로 만들자는 구상마저 정치권 장벽을 넘기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 기업들이 절망만 할 일은 아니다. 우리는 6·25전쟁 가운데에서도 사업을 일구고 한강의 기적을 만든 도전적 기업가정신을 기억한다. 경남 진주 일대에서 이병철, 구인회, 허만정, 조홍제 등 창업자들이 당시 혁신적 사업에 뛰어든 것도 기억한다. 실리콘밸리 이상의 글로벌 혁신기업을 탄생시킨 역사였다. "이봐, 해보기나 해봤어?"라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정주영의 기업가정신도 한국 경제계엔 큰 자산이다.

과거에는 아이리버 같은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의 선구자가 한국에서 나왔다. 애플 아이팟보다 수년 앞선 제품이다. 아이러브스쿨이나 싸이월드도 페이스북에 앞서 탄생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참고할 정도의 혁신 상품이었다. 일본을 비롯해 태국과 대만마저 점령한 SNS 메신저 `라인`도 7년 전에 등장했다. 라인의 벤치마킹 모델인 카카오톡은 이보다 앞서 국내에서 나왔다.

요즘 한국에선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 만한 혁신 제품이 등장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인터넷전문은행조차 만들기 어려운 실정인데 혁신적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리 만무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과거 잣대가 큰 걸림돌이다. 금융 부실을 막기 위해 대기업들의 금융회사 지배를 막는다고 하지만 요즘 대기업들 가운데 돈이 남아도는 곳이 많다. 이 돈을 국내 투자에 쓰고 싶지만 쉽지 않다.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라도 하면 "유망 중소기업 죽인다"고 난리를 피우기 때문이다. 사실상 헌법 위에 있는 국민정서법을 의식한 현상이다.

실리콘밸리는 달랐다.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은 어느 정도 큰 뒤 그 이상 성장하기 위해 대기업에 회사를 판다. 하지만 우리는 대기업에 팔기 어렵다. 국내 대기업은 국민 시선을 감안해 국내 기업 인수·합병(M&A)보다는 해외 기업 인수에 치중한다. 규제를 푸는 것은 둘째 치고 국회의원끼리 입법 경쟁이 붙으면서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대로는 한국에서 혁신 생태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는 달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엔 ABCD(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사업의 대대적 융복합이 이뤄지면서 기존 사업의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공유경제를 주도한 우버는 이제 하늘을 나는 택시 사업을 현실화하고 있다. `유럽의 우버`로 불리는 택시파이는 블록체인과 차량공유 사업의 융합을 실천하고 있다. 캠퍼스는 없지만 사실상 전 세계를 캠퍼스로 삼고 있는 미네르바스쿨은 혁신 덕분에 창립 7년 만에 미국 하버드대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학이 됐다.

한국만 벗어나면 숱한 첨단 신규 사업이 우후죽순 탄생한다.
그런 사업을 일군 `혁신 전도사`들이 다음주 세계지식포럼을 찾는다. 혁신주도성장이 무엇인지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세계지식포럼은 그런 점에서 세계 혁신의 전시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전 세계 혁신을 수혈할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고 자신 있게 권한다.

[김명수 지식부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경포럼 더보기

오피니언 목록

박재현의 경제노트 더보기

박재현의 경제노트 썸네일Gold 투자 할 때인가?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