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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포럼] 또 교육감 선거를 해야하는 괴로움

  • 최경선 
  • 입력 : 2018.05.30 17:17:39   수정 :2018.05.30 1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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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없는 얘기를 4년 만에 또 하려 한다.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다. 지금 후보들은 죽을 둥 살 둥 뛰고 있겠지만 대세는 무관심이다. 경기도·부산에서 실시했다는 여론조사를 보자. 선거를 한 달 앞두고도 `지지 후보 없다`거나 `모르겠다`는 유권자가 50~60%다.
이런 선거를 굳이 해야 하는지 또 의문이 든다. 2013년 가을 `이젠 무상교복이라고?`라는 칼럼을 쓴 기억이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내용이었다. 깜깜이 선거, 로또 선거와 퍼주기 공약을 문제 삼았다. 그땐 외동딸이 대학에 갓 입학했던 시기다. 그나마 고등학교 학업평가와 대학 입시제도에 관심이 있었다는 뜻이다. 지금은 아니다. 집에 학생이 없다. 교육제도에 관한 관심도 시나브로 사라졌다. 이런 무관심층에겐 투표권을 주면서 정작 교육현장의 이해당사자들인 청소년에겐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 `누가 유권자여야 하느냐`는 문제부터 마찰음이 요란한 교육감 선거다.

투표하기 싫으면 그냥 기권하면 될 것인데 왜 딴지를 거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문제는 선거 부작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데 있다. 2010년 선거 때 무상급식 공약이 파란을 일으키더니 이제는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퍼주기 공약 경쟁이 요란하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교복에 이어 등·하교 교통비 지급까지 내걸었다. 그 돈은 누가 낼 것인가. 결국 청구서는 국민들에게 날아올 것이 아닌가.

교육감 선거는 2010년부터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정당 공천이 없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 31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깜깜이 선거`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기호 1번을 추첨에서 배정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껑충 뛴다고 해서 한때 `로또 선거`로도 불렸다. 무관심한 유권자들은 귀찮다는 듯 대충 기호 1번을 찍고 투표장을 빠져나간 탓이다.

이 선거를 교육자들의 점잖은 경쟁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2014년 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지출한 선거비용은 730억원이다. 시도지사 후보들이 쓴 465억원보다 훨씬 많다. 정당 지원도 없는데 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면 그 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뻔하지 않은가. 부정선거나 비리에 연루돼 임기를 채우지 못한 교육감이 절반 이상이다. 그들이 패가망신하는 것이야 그들 사정이지만 교육계마저 만신창이다. 선거캠프에 참여한 교육자들이 서로 줄 서고 비방하면서 교육현장도 갈기갈기 찢어진다.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를 고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세계인들이 칭송하는 방식이기 때문일까. 그런 것도 아니다. 일본은 원래 교육감을 선거로 뽑았으나 그로 인한 폐해를 인정하고 1956년 선거제를 폐지했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미국도 1930년대까지 33개 주(州)에서 교육감을 선출했다. 지금은 14개 주에서만 선거로 교육감을 뽑고 나머지 주에서는 주지사나 교육위원회가 임명한다. 영국 독일도 지방의회나 지자체장이 임명하고 프랑스에선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감을 직선제로 뽑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20%도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이 교육감 직선제를 원하는가. 심지어 그것도 아니니 어이없고 황당하다. 2014년 지방선거 직후 여론조사를 보면 교육감 직선제에 찬성한 국민은 27%에 불과하다. 직선제 폐지에 동의하는 국민은 56%였다. 민심이 그렇다 보니 당시의 여당이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며 법안도 제출하고 입법토론회도 열었는데 곧 흐지부지됐다. 사실 국민의 70%는 거주지역의 시도교육감 이름도 모른다. 선거가 끝나면 교육감 투표를 둘러싼 불만에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그런 전철은 이번에도 되풀이될 것이다.
지금 국회에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지방교육자치 관련 법률 개정안이 여러 건 제출돼 있지만 아무도 심의하지 않는다. 유권자들도 `이런 선거 꼭 해야만 하느냐`고 지금은 짜증을 내지만 머지않아 잊는다. 그러다가 4년 뒤 똑같은 의문을 또 제기할 것이다. 누군가 한번 길을 만들어 놓고 나면 바로잡기가 이렇게 힘드니 참 답답하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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