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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문재인정부 일자리 창출 실험

  • 김세형
  • 입력 : 2017.05.16 17:48:20   수정 :2017.05.17 10: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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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출범한 지 꼭 1주일이 됐다. 그사이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에 가서 비정규직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고 어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보고 세상의 변화를 실감한다. 이명박정부의 경쟁력강화위원회,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가 기업 측을 강조했다면 문재인정부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재계가 겁을 잔뜩 먹고 웅크려 있고 아직 경제장관들이 확정되지 않은 게 변수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5일 만에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주요 기업인을 만나 일자리 창출을 당부했다. 한국의 경우도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인 시절 혹은 취임 후 곧 재벌 총수들과 만나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주문하곤 했다. 지금은 그럴 조짐이 안 보인다.

아무튼 문재인정부의 정책 1호는 일자리 확충이다. 대통령이 일자리위원장이 되고 청와대 내에 일자리수석이 신설되니 전 세계가 주목할 것이다. 앞으로 일자리수석에 누가 올지도 퍽 중요하다. 일자리를 한 번이나 만든 경험이 있는 인물이 와야 할 것이라고들 말한다. 현장을 알아야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그것이 결국 승패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자리수석은 청와대 상황실에 일별·월별로 얼마나 청년들을 취직시켰는지, 또한 비정규직을 몇 명 정규직으로 전환했는지 차트를 만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이런 일들은 시장의 일이 아니라 국가주의적 경영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은 솔직히 시장경제에 맞는 것인지 지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청년 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의 큰 과제임은 분명하다. 청년실업률은 10%가 넘고 체감으론 대략 22%에 달한다. 그것은 프랑스의 청년실업률과 비슷하다. 프랑스는 청년 실업이 사회당, 공화당 등 양대 정당이 실종되는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제2의 혁명이 일어났다는 평가도 받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로 볼 때 청년실업률이 일본은 5.2%, 한국은 10% 수준이니 우리가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보다 배나 높다. 대부분 국가가 청년실업률이 하락하는데 한국만 올라가고 있으니 창피한 일이다. 또한 비정규직은 전체 근로자 1947만명 가운데 32%인 623만명으로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은 대기업 정규직의 35%밖에 못 받는다. 이래선 청년들이 결혼할 수도 없고 불평등으로 인한 계층갈등이 폭발해 건전한 민주주의질서는 무너진다. 주 68시간에 달하는 과잉근로, 비정규직, 청년실업률 등 3대 병폐를 문재인정부가 시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쯤에서 세계 경제 흐름을 잠시 살펴보자.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미국 0.7%, 유럽 0.6%로 비등할 정도이고 한국이 0.9%임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다. 다우지수는 2만4000을 넘고 한국도 코스피가 처음으로 2300을 뚫고 장차 3000 고지를 향해 나아가리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년 만에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이런 시기에 출범하는 문재인정부는 행운아다. 경제 회복기엔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성장 없는 일자리 창출은 허구"라고 올 초 다보스포럼에서 강조했다. 일자리는 민간 기업만이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노예의길(The Road to Serfdom)`에서 일찍이 증명했다. 정부가 할 일과 기업이 할 일이 따로 있는 것이다.

새 정부는 청년 실업의 불만이 고조되고 민간이 빨리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울 것 같으니까 추경(追更) 예산 10조원을 쏟아부어 공무원 일자리 1만2000여 개를 우선 만든다고 한다. 비상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겠다. 그런데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이 있다. 가령 인천공항이라도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이나 톈진공항과 허브공항 경쟁관계다. 인천공항 종사자를 전원 정규직으로 돌리고 적자를 안 내려고 외국 항공기에 부담을 지우면 그들은 떠나간다. 일자리위원회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린 다음 "정부가 했으니 민간 기업도 따라 해라"고 하고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발목 잡히면 해외로 나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는 줄어든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누군가 부가가치를 늘렸다는 뜻이다. 부가가치는 기술(technology)에서 나온다. 글로벌 시대다. "영원히 계속될 수 없는 것은 멈춰라"는 스타인 법칙(Stein`s law)을 기억해 달라고 일자리위원회에 당부드린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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