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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대통령선거에 관한 두 개의 격언

  • 김세형 
  • 입력 : 2017.04.18 17:22:55   수정 :2017.04.20 19: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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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는 선거일 이전에만 주인이고 선거가 끝나면 노예로 돌아간다"고 장 자크 루소는 말했다. 그가 255년 전 사회계약론에 쓴 말인데 제왕적 대통령제에 사는 한국인은 아직 그럴듯하게 들린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란 어떤 면에서 `교대`하는 일이다. 오래되면 썩으니 물갈이를 해서 확 세척하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선거는 곧 경제라며 집권 말기 경제실적이 좋으면 정권 연장이라 했는데 그 말도 틀렸다. 부시 클린턴 오바마 대통령 3가문이 덤벼들고 경제가 좋았는데도 힐러리의 실패요인은 딱 한 가지 "민주당이 8년 했으니 내려오라"는 것. 한국도 보수당 10년 했으니 이제 교대하라는 힘은 세다. 그래도 루소가 해놓은 말이 생각난다. 기왕 한 번 뽑은 뒤 어찌 해볼 수 없는 수동적 처지에 떨어지기 전에 나의 삶을 개선시키겠다는 보증수표를 좀 보여 달라는 것. 좀 더 거창하게 말하면 공약(公約)이 되겠다. 공약은 시대정신이란 이름으로 뒷받침된다. 시대정신을 고차원으로 승화시키면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 정의로운 사회구현이 될 터이다. 그런데 추상적인 언어를 구체어로 바꾸면 "나의 삶을 개선시켜 달라"는 요구다.

여기에다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로 쿵쾅거리니 안보수요가 커졌다. 인간욕구 5단계설에서 생업과 안전은 랭킹 1, 2위다(에이브러햄 매슬로). 그러니까 대권후보들은 지금 안보, 경제(일자리 창출) 두 가지를 놓고 공약을 파는 중이다. 사드 배치를 비롯해 대통령이 되면 1차 방문국, 선제 타격이나 북한 폭격 시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모두 한 가지 답으로 투항(?)했다. 정답은 미국과 전쟁 안 나게 하겠다는 것. 그러니 안보에선 승부는 안 난다.

일자리와 경제 회생, 복지, 여기가 승부처다.

문재인은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근로시간 단축, 중소기업 모시기 등등을 내놨다. 유세장에서 일자리 81만개를 가장 많이 써먹는 것 같다. 학자들만 2000명이 몰렸다는 캠프에서 교수들이 그렇게 논리 개발을 해줬으리라.

안철수의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부는 뒤에서 규제완화로 백업하고 민간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재인=정부주도, 안철수=민간주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왜 한국의 일자리는 이렇게 부족할까. 혹 졸업생을 취직시키는 기업 수(자영업 제외)가 절대적으로 선진국보다 부족한 것 아닐까라는 점을 나는 착안해 봤다. 통계청에 자료를 좀 만들어 달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과연 그랬다.

인구 100명당 기업 수는 한국을 1개로 할 때 독일 1.3개, 프랑스 2.9개, 영국 2.8개였다. 250명 이상을 고용하는 기업에 종사하는 취업자 비중은 한국이 24%, 독일 37%, 영국 47%, 미국 57% 등으로 나왔다. 이 통계는 국내에서 발표된 적이 없다. 한국은 기업 수나 규모 면에서 선진국의 3분의 1밖에 안 되니 취직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절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안철수는 경제정책 1호로 이 문제를 부각해야 옳다. 즉 `기업가정신 높이기`가 1번 공약이어야 하는 것이다. 추경 10조원 편성해서 공공에 청년들 쑤셔넣고 돈 나눠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일자리 문제의 본질은 창업 확산, 중견, 대기업 활성화에 있을 뿐이다. 그런데 교수들 눈에는 이런 게 보이지 않는가 보다. 문재인의 공약을 보면 상속증여세 중과세(트럼프는 폐지 공약), 청년고용 할당제 같은 것을 넣었고 상호출자 폐지를 넣었다 슬그머니 뺐다. 두 후보의 경제공약을 보면 한국을 확 끌어올릴 아이디어는 없다. 아베의 3개 화살이나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치는 것 같은 기상천외한 발상이 없다. 박근혜정부가 폴리페서로 망한 걸 보면서도 현장을 모르는 교수들에게 시키니 그 모양이다.

또 하나. 환자 건강에 따라 처방약이 다르듯 대공황인지, 회복기인지 상황에 맞춘 정책을 내야 한다. 지금은 한은이 성장률을 높였다.
흡사 대공황이었던 2008년 오바마가 공무원 일자리 수를 늘린 게 효과를 보았다며 공공부문 81만명 고용을 말하는 것은 뭔가. 지금은 케인지언보다 자유시장경제를 촉진해야 어울리는 시기다. 대통령선거에 관한 두 번째 격언은 토크빌에게 빌려 보자. 그는 정부 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고 했다. 좀 더 응용하면 대통령 수준은 유권자 수준이란 말이 된다. 새 대통령의 임기는 2021년이다. 투표 때 그것을 생각하라.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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