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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베를린의 겨울과 영화

  • 입력 : 2018.02.11 18:50:41   수정 :2018.02.12 09: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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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순 베를린에서는 베를린영화제가 열린다. 독일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의 감시하는 삶을 다룬 `타인의 삶(Das Leben der Anderen)`은 장벽 붕괴 이후를 유머러스하게 다룬 `굿바이 레닌(Good Bye, Lenin!)`과 함께 많이 알려진 독일 영화다. 하지만 어떤 관객들은 다문화 상황에서 보편적인 소외나 고독을 다룬 여성 감독 도리스 되리의 `파니 핑크(Keiner liebt mich)`나 배우자와의 이별을 소재로 한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Hanami-Kirschbluten)`을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독일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영화도 있다.
여성 감독 페오 알라다그가 만든 `그녀가 떠날 때(Die Fremde)`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터키계 독일인 가정 출신의 여성 우마이는 결혼 생활이 파탄나자 아들을 데리고 터키에서 베를린으로 돌아간다. 그녀를 배척하고 무시하는 건 다름 아닌 그녀의 가족들이고, 결국 명예살인을 당하는 비극적인 영화다. 여성의 현실은 도대체 뭐가 달라졌을까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영화는 그라피티에 미쳐 한밤중에 열차 전체를 칠하는 그라피티 경쟁을 하는 청년들이 나오는 `홀 트레인(Whole train)`과 노이쾰른 지역의 춤추는 젊은이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노이쾰른 언리미티드(Neukolln Unlimited)`다. 젊은 층이 많은 베를린의 프렌츠라우어베르크나 외국인이 많은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은 독특한 그라피티가 많은 곳이다. 점점 더 깊은 겨울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베를린, 다채로운 그라피티가 없다면 몹시 지루할지도 모른다.
두 영화 다 음악이 훌륭하다.

빔 벤더스가 만든 `룸 666`이라는 영화도 있다. 빔 벤더스는 1982년 칸 필름페스티벌에 참석한 여러 나라의 감독들을 불러 한 명씩 룸 666에 넣고 질문했다. `영화는 죽어가는 언어인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장뤼크 고다르 등이 이 질문에 답했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다시 이런 질문을 해본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강영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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