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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로고프 칼럼] IT공룡의 거대한 문제

  • 입력 : 2018.07.11 17:07:51   수정 :2018.07.12 10: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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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들은 정치인과 규제당국이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커버렸는가. 하늘 높이 치솟는 기업가치를 본 국제사회의 투자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IT 재벌들에게는 좋은 뉴스일지 몰라도, 이것이 경제에도 좋은 것인지는 매우 불분명하다.

기술 부문은 끊이지 않는 혁신의 원천으로서 최근 수십 년간 미국 경제의 자부심이자 즐거움이 돼왔다. 구글 검색엔진의 속도와 힘은 숨이 막힐 정도였으며, 우리의 손가락 끝에 대단한 지식을 부여했다.
인터넷 전화통신은 높지 않은 비용에 전 세계의 친구, 친척, 업무파트너와 대면 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이 모든 혁신에도 불구하고 전체 경제에서의 생산성 증가 속도는 밋밋하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현재 상황을 `두 번째 솔로 모멘트`라고 부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가 1987년 "모든 곳에서 컴퓨터 시대를 볼 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생산성 증가가 느린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이어진 낮은 투자율도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이유는 IT업계의 `빅5`가 너무나 압도적이고 고수익이어서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매우 힘들어졌으며, 따라서 혁신도 억압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구글도 과거엔 스타트업으로서 마이스페이스와 야후를 누른 바 있다. 그러나 그때는 IT기업의 가치가 치솟기 전의 시대로, 현재 입지를 굳힌 기업들은 자금 유치에서 어마어마한 이점이 있다.

주머니가 두둑한 이들 기업은 그들의 핵심 수익처를 위협하는 새로운 기업을 진압하거나 먹어 치워 버린다. 물론 용감무쌍한 젊은 기업가가 인수 제안을 일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먼 미래의 희망을 보고 당장의 수십억 달러 제안을 퇴짜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용감한, 혹은 충분히 바보 같은 이는 많지 않다. 또 IT 공룡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래머 군대를 동원해 거의 비슷한 종류의 물건을 개발해낸 뒤 대규모 소송 인력으로 방어에 나설 위험성도 있다.

IT 공룡들은 그들의 신상품과 서비스에 쏟아붓는 자본금이 혁신을 추동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많은 경우 그러한 투자의 의도가 잠재적인 경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들 기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애플 아이폰, MS 오피스, 구글 검색엔진 등 회사의 핵심 제품군에 투자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기에 파괴적인 신기술이 묻힐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성공도 있는 게 사실이다. 놀라운 영국계 인공지능(AI) 회사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에 4000만달러에 인수됐으며 순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딥마인드는 처음으로 인간 세계 챔피언을 누른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해졌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군이 AI 개발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되기도 했다. 그러나 딥마인드는 전체적으로 보면 예외적인 경우다.

아마도 가장 긴급히 필요한 개입은 개인정보에 대한 이들 기업의 소유권을 약화시키는 일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소유권을 이용해 타깃 광고 툴을 개발하며 마케팅 비즈니스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은 한 가지 가능한 길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손놓고 앉아만 있을 뿐이다.

경제학자 에릭 포스너와 글렌 웨일이 최근 출판한 `급진적 시장(Radical Markets)`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IT 공룡들이 데이터 소유권을 주장하는 대신 데이터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한다. 이 주장의 현실성은 지켜봐야겠지만, 당연히 개인소비자들은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물론 미국 의회와 규제당국은 다른 핵심 부문에서도 IT 공룡들의 고삐를 당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의회는 현재 인터넷 기반 기업들에 가짜뉴스의 범람에 대해 면제권을 주고 있다. 거대 IT 플랫폼 기업이 신문·라디오·텔레비전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면 심층 보도와 팩트 체킹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경제 모두에 나쁘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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