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사외칼럼

[기고] 북한 비핵화 의지 입증할 증거 아직 없다

  • 입력 : 2018.07.11 17:07:28   수정 :2018.07.11 17:43:29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43759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북한 방문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앞으로의 미·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우려가 높아졌다.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아직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아직 양쪽 모두 협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말하지 않았다는 정도가 위안이 되고 있다.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기대가 높았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실망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서는 두 국가가 보다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여기저기서 제기되었다. 이러한 기대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염원으로 인해 간절한 희망과 객관적이어야 할 예상이 뒤섞여 버린 것이다. 두 번째는 비관적인 예상이 가져올 대화의 동력 상실을 우려하거나 혹은 미·북 회담의 정치적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미·북 접촉에 대한 기대를 계속해서 높이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모두 현재의 상황에 정확하게 근거하고 있지 못하다.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일정 합의 혹은 핵무기 등에 관한 리스트 신고 등이 예상 성과물로 거론되었으나, 이는 애초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일이었다.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 사이에 그러한 결과물을 생산할 만한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핵화에 대한 낮은 수준의 성과물, 예를 들어 비핵화에 대한 협상 일정 합의도 없었다는 점이다. 낮은 수준의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되는 순간이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하여 진전이 있을 것으로 말했는데 왜 협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인지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염원이 높았던 만큼 염려가 커지는 시점이다.

우리가 과거와 달리 미국과 북한 간의 접촉이 있을 때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무언가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이번에는 비핵화를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도 계속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김정은 개인의 전략적 선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과거와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믿음이 존재한다. 문제는 그 믿음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멈추고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분명 긍정적이나, 북한이 비핵화로 방향을 정했다고 판단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북한의 말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전과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야 할 예상이 주관적 믿음에 기초한 바람과 뒤섞이고, 다시 그런 부푼 기대가 협상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란 강화된 믿음으로 인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 어려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협상을 끌고 갈 것이라는 것은 예측이라기보다는 기대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선의가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때,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고 할 때, 그는 또 한번 자신의 선택을 바꿀 것이고, 그것은 한반도의 위기를 의미한다.
모든 게 잘될 것이라는 바람보다 현 상황을 여기까지 끌고 온 요인들을 냉정히 분석하여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악수를 믿는다고 말한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5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결혼할 때 혼전 계약서를 작성했다. 사랑도 말로는 믿지 못해 계약서를 썼는데, 악수만을 믿고 이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외칼럼 더보기

오피니언 목록

박재현의 경제노트 더보기

박재현의 경제노트 썸네일사회 초년생 1억 만들기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