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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형사처벌까지 하겠다며 집 갈아타기 수요 막은 주택청약정책

  • 입력 : 2018.10.13 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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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일 수도권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분양할 때 추첨제 물량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의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청약을 받은 1주택자가 기존 집을 입주 후 6개월 이내에 처분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번 개정안은 9·13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새집을 우선 공급해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하지만 정부가 무주택자에 대한 정책 배려에 치중한 나머지 1주택자의 신규 아파트 갈아타기 수요를 사실상 봉쇄하고 형사처벌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너무 지나친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 85㎡ 초과 물량 중 50%가, 조정대상지역에서는 85㎡ 이하 25%·85㎡ 초과 70%가 추첨제로 공급되고 있다. 정부는 추첨 대상 주택 중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면 서민 주거와 투기 수요 근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법하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오랫동안 청약을 노려온 1주택자로선 전체 물량 중 12.5%에만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도전할 수 있게 돼 당첨 확률이 확 떨어진다. 단 한 채의 집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첨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셈이다. 설령 당첨되더라도 기한 내에 집을 팔지 못하면 과태료나 사법처리를 받는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벌써부터 1주택자들은 `평수를 넓히거나 새집으로 이사가고 싶은 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당연한 건데 거주 이전의 자유까지 빼앗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대어급 분양 시장에서 `무주택 금수저`에게만 기회를 더 열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주택자 중 상당수는 장기공제 요건에 `2년 실거주`가 추가되면서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집을 쉽게 팔 수 없는 데다 내년부터 공시가격이 현실화하면 보유세 부담도 늘어난다. 이런 마당에 과도한 규제로 1주택자의 신규 주택 수요가 청약 시장에서 기존 주택 시장으로 옮겨가면 집값 과열만 부추길 수 있다. 서민 주거복지도 좋지만 정부가 1주택 실수요자도 배려하는 정책에 좀 더 신경 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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