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사설

[사설] 무역전쟁 불붙었는데 정부 산업통상 조직은 아직도 정비중

  • 입력 : 2018.07.11 00:01:0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얼마 전 한 글로벌자산운용사가 G2(미국·중국)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10개 국가를 꼽았는데 한국은 6위였다. 대부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 규모 국가들로 나머지 9개 국가 중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 주요국 중에선 한국이 가장 취약하다는 소리다. 중국과 미국 교역 비중이 큰 한국은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주력 수출 품목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지금 무역전쟁은 미·중을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정부 표정에서 긴장감을 읽기 어렵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전쟁인지, 갈등 수준인지 조심스럽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이 커지지 않기를 바라고 한 말이겠지만 조심스럽기보다는 한가하게 들린다. 지난 6일 이후 우리 정부는 산업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한 차례 대책 회의를 열었을 뿐이다.

정부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호들갑을 떨며 불안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들여다보면 믿는 구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별로 할 일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과 중국이 치고받고 싸우는데 우리가 뭘 어떻게 하느냐는 식의 관전자적 태도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통상교섭본부 내 빈자리들이다. 정부는 지난 3월 보호무역주의 파고에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통상교섭본부 조직을 2실에서 3실 체제로, 인원은 30명가량 늘렸다. 그런데 3실장 중 한 명인 무역투자실장이 2개월간 공석이다. 우리나라 수출정책과 기업의 외국 진출을 실무적으로 지휘하는 자리다. G2 이외 신흥국으로 무역 다변화 전략을 짜야 할 통상협력국장도 두 달째 직무대행 체제다. 3월 조직 개편 때 새로 생겨난 신통상질서정책관은 아직 적임자를 뽑지 못하고 있다.
정부 부처 실·국장은 `장수`에 해당하는 자리다. 이 자리를 비워놓고 실무자들만 뛰는 조직에선 전략이나 책임 있는 결정이 나올 수 없다. 지금은 100년 만의 무역전쟁으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국면이다. 비상한 상황에선 비상하게 움직이는 것이 정상인데 아무리 봐도 태평하다는 느낌이 든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박재현의 경제노트 더보기

박재현의 경제노트 썸네일사회 초년생 1억 만들기

포토 더보기